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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에게 건강한 치아, 행복한 미소를"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2022년 닥터서울 제4호 공공의료사업단 황지영단장 인터뷰

서울특별시립병원 숨은 명의 찾기 프로젝트

2022년 Dr. Seoul 4호 : 서울특별시 장애인치과병원 황지영 단장 인터뷰



Q. ‘제4호 닥터서울’ 황지영 단장님의 소개와 치과의사 중에 장애인 진료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황지영입니다. 제가 장애인 진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우연에 가깝습니다. 대학병원 수련을 마치고 개인적으로 휴식시간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 선배님을 통해 정식으로 의료진을 채용하기 전에 단기간만 환자를 진료할 치과의사를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장애인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치과병원이 전무하였고, 이에 대한 치과의료진들의 인식도 낮은 상태였기에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특별히 장애인 진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다만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편견 같은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잠시 동안’이라는 마음으로 출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지에서 오는 용감함이 함께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병원의 진료가 실제 환자 치료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저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할수 있는 것으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일한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Q.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치과병원의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A. 전국 최초의 장애인전문치과병원으로 2005년부터 환자를 만나 온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은 지난 시간 동안 양적, 질적 성장을 해왔습니다. 병원에 내원하시는 환자를 위한 치과진료 이외에도 내원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찾아가는 장애인치과이동진료사업으로 이동치과진료버스를 이용하여 주로 특수학교, 시립정신병원, 장애인유관시설로 의료진이 찾아가 방문검진 및 진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행동 조절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전신마취 치과치료 One-Stop System’으로 전신마취에 필요한 사전검사를 본원에서 한 번에 진행하며 편리하고 안전한 치과진료를 제공합니다. 무엇보다 특별한 점이라면 이런 시스템이 가능하게 만드는 병원 구성원들의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환자분들이 병원에 내원하셨을 때 누구보다 편안하게 환자중심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인력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랑입니다.


Q. 지난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 기념하여 평생 사용해야 하는 치아와 구강건강을 위하여 단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구강건강 슬로건’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A. “구강은 건강의 시작!” 흔히 건강이라고 하면 신체적인 건강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구강건강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구강건강은 신체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영국 NHS에서는 장애인의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국가의 모든 건강 관련 정책에 구강건강을 함께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요 보건정책에서 구강 건강 파트가 좀 비중이 낮게 다뤄지는 점에 대한 아쉬움을 담아서 이 슬로건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Q. 치과 질환은 예방과 조기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장애인 구강관리 및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A. 장애인의 경우 신체·정신·의학적 원인으로 인해 구강위생관리의 제약이 있거나, 협조문제 등으로 일반적인 치과 치료의 어려움을 겪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구강질환으로 인한 불편감 및 증상을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족이나 보호자들도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구강질환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구강 내 질환이 진행된 경우 복잡한 치료 과정과 비용을 감당하기 더욱 어려워지며, 실제로 장애인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 의료기관의 부족으로 구강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이런 장애인 환자에게 꾸준한 예방관리를 통하여 질환의 발생을 막고, 초기에 문제를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태어나면서부터 의료진과 파트너가 되어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장애인 치과주치의’ 제도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장기간 규칙적으로 본원에 내원하면서 치과치료에 익숙해지며 점점 협조도가 좋아지는 환자들, 지속적인 예방과 관리로 구강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환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인근 치과에서 ‘주치의’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환자 중심의 예방과 관리를 시행하고, 필요시 전원 할 수 있는 상위 치료기관을 확충한다면 장애인의 치과 의료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주치의가 전원 시킬 수 있는 상위 치료기관으로 장애인 구강진료센터도 있지만 전달 체계상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울시 장애인 치과병원 같은 시립병원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방문 치과 의료제도를 함께 구축하여 의료기관으로의 내원이 어려워 치과 의료 서비스에 소외되는 중증 장애인의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Q. 장애인치과병원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으신가요?

A. 저의 치과의사로서의 본격적인 삶은 장애인치과병원과 함께 시작되었고, 아마 특별한 이벤트가 없다면 장애인치과병원과 함께 끝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시간 장애인 환자의 치과치료를 해오면서 많은 보람과 기쁨을 얻었지만, 한편으로 개개인 환자를 치료하는 일만으로는 장애인 구강건강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한계를 느꼈고, 결국 정책적인 뒷받침과 제도의 변화, 의료인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장애인 구강건강증진은 매우 요원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작은 노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병원에서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관련된 사업 및 연구를 통하여 장애인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국내 장애인 구강진료 전달 체계가 조화롭게 이루어져 언젠가 제 환자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검진 및 치료를 받게되어 더 이상 내원하지 않게 되고, 새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점점 줄어드는 날이 올 때까지 꾸준히 장애인 치과병원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 제 희망입니다.


Q. 작년 연말에 2021년 공공의료 성과보고회에서 유공자로 수상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애인치과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에는 참 다양한 장애와 그만큼 또 다양한 사연을 가진 환자들이 내원하십니다. 2005년부터 17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왔습니다. 나이 든 어르신을 모시고 오시는 이미 노인이 된 자녀들, 몸은 성장했지만 마음은 어린 자녀를 돌보며 본인의 나이 듦과 함께 자녀를 더욱 걱정하며 치과치료를 서두르는 부모님, 시설에서 돌보고 있는 입소자의 치과치료를 위해 병원에 함께 오시며 가족처럼 신경 쓰시는 시설 관계자, 진료 후 볼에 뽀뽀해 주던 꼬마가 이제 의젓한 청년이 되어 병원을 찾고 있고, 정기검진을 통해서 안부를 나누는 많은 환자분들이 계십니다. 기억에 남는 많은 환자분들이 있으시지만 가장 최근에 받은 편지의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항상 봉사하는 마음으로 치료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 자신의 재능으로 남도 돕고 멋있는 거 같아요. 왜 사람들이 공부 잘하고 똑똑한 거에 집착을 하는지 이해가 가요. 남을 도우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잘 되어야 경제적이거나 재능을 남을 위해 쓸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모든 과목을 두루두루 열심히 해야 다방면으로 재능이 생겨서 남을 도울 기회가 많아지는 거 같아요...”

‘내가 가진 능력이 내 개인을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이며 그래서 그 능력이 꼭 필요한 것 같다’는 환자분의 감사편지를 받고 다시 한번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고 또 감사할 수 있었습니다. 제 개인의 능력과 성취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지금 이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사회적제도가 함께 했음을. 그래서 나의 현재 역할과 그 존재 의미를 찾을수 있는 것도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과 함께여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Q. 황지영 단장님의 좌우명 또는 인생 책 구절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윈드미어 부인의 부채 (1892)’에 나오는 대사인데요, 작품 속의 의미와는 별개로 이 문장을 좋아합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만 할 때도 있고, 잘 해내고 싶은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순간도 정말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이 문장을 떠올리곤 합니다. 자신이 또 나를 둘러싼 것들이 답답하고 힘들 수 있겠지만, 잘 이겨내 보자고 함께 응원하는 맘으로요.


Q. 코로나19 이후에 또 다른 팬데믹이 오더라도 장애인들 위한 치과치료가 중단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향후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A. 치과진료의 특성상 대부분의 진료가 비말 및 에어로졸로 인해 감염되는 감염병에 대하여 취약하며, 치과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환자와 치과 의료종사자 모두 감염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은 철저한 감염관리 및 상황에 맞는 방역체계 하에 원내 진료를 정상적으로 시행하였고, 확인된 진료 중 감염 사례는 한 건도 없이 코로나 유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였습니다. 그러나 관련 대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 감염 환자의 응급 치과진료를 위한 대처방안이 미흡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 CDC와 ADA에서는 에어로졸이 생성되는 치과진료 시 개인보호장비의 올바른 착용과 개별적인 진료실 또는 환자 사이의 공간 확보, 환기를 권고하고 있으며, 감염이 의심되는 유증상자 또는 확진자의 경우는 비응급 치료를 연기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 상황이 발생을 대비하여 코로나 펜데믹 관련 다양한 연구들을 분석하고, 치과 의료종사자 및 이용 환자의 진료 중 감염 사례에 대한 역학 조사를 통한 체계적인 분석과 대처방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방역지침 및 진료환경의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개별적으로 코로나 감염 장애인 환자의 대처 매뉴얼을 통해 응급 치과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의 대처방안과 시설 기준 확립 및 진료 시설 확보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Q. 닥터서울 공식질문입니다. 위드코로나/포스트코로나 시기에 시립병원을 포함한 서울시 공공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장애인치과병원의 역할 또는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타 시립병원들이 상황에 맞는 방역체계를 운영하며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국가적인 감염병 대응을 위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보면서 시립병원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분석하고 더욱 보완함으로써 감염병 관리체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공공병원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있어서 서울시립병원들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각 시립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여 지난 코로나 유행 시기의 공백부분을 메우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시장애인치과병원의 경우 비교적 정상적으로 수행된 원내 진료에 비하여 이동진료 및 다양한 대면 사업의 경우 전면적으로 중단되었던 상황입니다. 이에 새로 사업을 재개함과 동시에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가능한 한 빨리 장애인 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병원의 역할이 정상화 되도록 시스템을 재검토,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 2022년 닥터서울 4호 편집본 상단 PDF 다운로드 통해 확인

 

발행처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발행일 2022년 7월

발행인 김창보 

편집인 유창훈, 김다양 

사진/인터뷰 협조 장애인치과병원 민경민, 이하늘